밀레니엄 베이비로 불렸던 2000년생들이 올봄 대학 입학과 취업 등을 통해 사회에 데뷔했다. 2000년은 연간 출생아가 60만 명대였던 마지막 해로, 이들은 인구절벽을 살아갈 첫 세대이자, 부모보다 풍요롭지 못한 첫 세대다.
동아일보의 100주년맞이 기획 ‘2000년생이 온다’ 시리즈(3월 4∼8일자 연재)가 조명한 이들 2000년생들은 자신과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공정성 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공정세대’의 특징을 지녔다. 거대한 사회담론을 추구하기보다 현실에 순응하고 소박한 인생을 추구하지만 자신과 연관된 불공정에는 그것이 크든 작든 분명하게 분노하고 시정을 요구한다. 특별대우를 원치 않지만 “나만 손해 볼 수 없다”는 심리도 강하다.
이들 스무 살 청춘들을 맞이하는 한국 사회는 윗세대에 비해 계층 이동의 기회는 좁아지고 미래의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진 환경이다. 청년들은 삭막한 세상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보고 자신이 올라갈 사다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성장기간 내내 무한경쟁에 노출된 나머지 각자도생에 익숙해졌다. 사람을 만날 때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를 따지고 소통의 방식도 바뀐 세대다. 그렇다 보니 쉽게 이기주의 세대, 꿈도 패기도 없는 세대, 정이 없는 세대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여당 정치인들로부터 “잘못된 교육을 받았다”고 비판받는 수난까지 겪었다.
취재진이 운영한 오픈 카톡방에 이들이 써낸 바람은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 달라”는 거였다. 어른세대는 섣부른 조언보다는 때가 되면 믿고 맡겨준다는 자세로 이들을 지켜봐주고 경청해줘야 한다. 이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형평성 있는 과정, 노력하면 오를 수 있는 사다리가 주어지는 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열릴 것이다. 시간은 이들의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