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정규리그 첫 5회 정상… 눈물 쏟았던 2년전 챔프전 패배
박미희 감독 최대한 감정 숨겨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레프트 이재영(왼쪽)과 박미희 감독이 꽃다발을 받아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여자부 역대 최다 정규리그 우승(5회)을 기록한 흥국생명은 12년 만의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수원=뉴스1

흥국생명은 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18∼2019 도드람 V리그 여자부 방문경기에서 현대건설에 3-1(23-25, 25-15, 25-18, 25-16)로 승리하며 2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여자부에서 정규리그 사상 첫 5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박미희 감독이 감정 표현을 극도로 자제한 데 대해 구단 안팎에서 “징크스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흥국생명은 2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IBK기업은행에 패하면서 통합 우승을 놓쳤다. 이 때문에 통합 우승을 노리는 박 감독이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지 않으려고 의식했다는 것이다.
구단 프런트도 징크스를 의식하고 있다. 한 직원은 “6일 홈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졌을 때 일부에서 ‘차라리 잘됐다, 방문경기에서 우승하는 게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 정도”라면서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팀도 징크스만 수백 개는 될 것”이라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안방구장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우승할 경우 준비한 축포와 우승 세리머니도 화려하지 않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리그 우승에 너무 좋아하면 안 된다’는 징크스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를 확정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한 시즌이었던 만큼 감독과 선수들 모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려고 했다. 팀의 주포 이재영은 경기에 졌을 때 입었던 옷을 따로 분류해두고 중요한 경기를 치르는 날에는 절대로 입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