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은행 홈피 갈무리
중국에서는 결혼을 하려면 인민은행에게 물어보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전인대에 출석하고 있는 천위루(陳雨露) 인민은행 부행장은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결혼을 앞둔 사람들이 상대의 신용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인민은행에 문의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을 앞둔 양가의 부모들이 미래의 사위, 미래의 며느리의 신용정보를 확인하고 결혼을 허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인민은행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결혼을 앞둔 커플의 신용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제사회인 중국이기에 가능하다. 중국은 금융사기 등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모든 국민의 신용 상태를 인민은행이 종합 관리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자료를 다른 기관과 공유한다.
신용불량자의 경우, 비행기는 물론 고속철도 표도 끊을 수 없다. 국가통계국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두 1746만 명이 신용불량자는 이유로 비행기 표를 끊지 못했으며, 547만 명이 같은 이유로 고속철도 표를 끊을 수 없었다.
이뿐 아니라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면 프리미엄 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으며, 자녀의 사립학교 진학도 제한된다. 심지어 중국 당국은 신용불량자 명단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다.
이는 서구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다. 서구의 은행들은 개인의 신용정보를 관리하고 있지만 다른 기관과 공유는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시스템 덕분에 지난해 351만 명의 개인과 단체가 미납 세금 또는 벌금을 완납했다.
천 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항목만 기입하면 무료로 온라인에서 개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기자들도 잠깐 시간을 내 자신의 신용정보를 체크해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신용상태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신용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