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의 재판이 진행중인 광주지법 앞에서 광주시민들이 전씨의 참회를 요구하고 있다. © 뉴스1
전두환씨의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 광주지방법원에 광주시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11일 낮 12시35분쯤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한 전씨는 취재진과 5·18 단체 등을 의식한 듯 허리를 곧추세우며 승용차에 내리는 등 시종일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전씨는 취재진들이 ‘5·18 당시 발포명령을 내렸냐’는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며 짜증을 냈고 5·18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선 아예 언급을 피했다.
광주지법 정문에선 5월 관련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피켓 시위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전씨의 승용차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광주지법을 빠져나가는 차량을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어디 얼굴이나 한 번 보자”, “네가 전두환이냐”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경찰들은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참가자들이 도로변으로 끼어들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일부 참가자들은 도로를 막아선 경찰관들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도 했다. 사회자는 “물병 등 투척하지 말고 구호로 광주시민 의견 전달하자”고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쯤 광주지법 쪽문에선 전씨의 승용차로 착각한 누군가가 해당 승용차를 향해 “(전두환) 구속하라”고 외친 뒤 유인물 수십여 장을 뿌렸다.
또 일부 시민들은 전씨의 재판이 열린 법정동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광주지법 둘레 500m를 경찰 인력으로 ‘인의 장막’을 친 상태다.
광주지법 정문과 후문, 쪽문에 경찰 인력을 1~2m 간격으로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