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술적으론 1~2년내 가능 미국 웨이모, 자율주행택시 6만대 주문 중국 바이두, 자율주행차 2000대 한국 자율주행 허가차 60대…"많은 데이터 확보 어려워" "한국은 카풀만 하려고 해도 엄청난 문제…아쉬운 대목"
“우리나라 자율주행 알고리즘 수준은 세계적이다. 그런데 왜 상용화를 못할까. 우리나라는 카풀만 하려고 해도 엄청난 문제가 있다. 너무 아쉬운 대목이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ACE Lab 교수는 11일 한양대 서울 캠퍼스에서 LG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5G 기반의 도심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하며, 국내 자율주행 연구환경의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그는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기술적으론 1~2년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자율주행 알고리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다 높이려면 많은 데이터가 필요한데, 각종 규제로 인해 상용화가 더디다고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현대차그룹이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차’,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자율주행 친환경 로봇택시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미국 웨이모처럼 자율주행 택시사업을 추진할 경우, 택시업계의 반발로 난항이 예상된다. 카풀 사례로 볼때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하면 택시기사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며 거리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선우 교수는 “웨이모는 자율주행 택시사업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10년에 걸쳐 자율주행차를 연구해왔다. 작년에는 크라이슬러에서 자동차 6만 대를 주문했다”며 “우리나라는 왜 못하느냐. 알다시피 지금 카풀만 하려고 해도 엄청난 문제가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야 할 것 같다. 연구자 입장에선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에서 자율주행 허가증을 받는다. 지금은 절차가 많이 좋아졌지만 처음엔 매우 까다로워 허가 받은 차가 60대밖에 안됐다. 바이두는 2000대, 웨이모는 6만대”라며 “국내 알고리즘 수준은 세계적이지만, 알고리즘을 더 성숙하고 신뢰할 수 있으려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차 한대가 얻는 데이터와 2000대가 얻는 데이터랑 비교가 되겠나. 이게 뒤떨어지는 분야”라고 아쉬워했다.
이번에 한양대와 LG유플러스가 선보인 5G 자율주행차의 명칭은 ‘A1(에이원)’이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분류 기준 중 4단계 ‘고도 자율주행’에 가깝다. 이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5단계 ‘완전 자율주행’은 사람이 타지 않고도 움직이는 무인차를 일컫는다.
선우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며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 진화시켜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선우 교수에 따르면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기술적으로 1~2년 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 대당 2~3억원에 달하는 자율주행차를 소비자들이 구매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그는 “일반 자동차 회사에서 자율주행을 옵션으로 2~3억에 넣으면 누가 사겠나. 미국에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했다. 새차에 자율주행 패키지를 판매한다면 얼마에 사겠느냐는 질문이었다. 그 결과 평균 5000달러(약 500만원)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게 자동차 제조사와 IT업체의 괴리다. 자율주행차 판매에 많은 제약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