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과 달리 정해진 수명 없어… 더 비싼 LNG로의 전환도 한계
11일 정부와 발전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22년 5월로 폐쇄가 예정된 보령석탄발전소 1, 2호기 등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6기의 폐쇄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전기사업법에는 발전사업자의 전기사업허가 취소 사유에 미세먼지 같은 환경 문제는 포함되지 않는다. 발전소의 폐쇄를 정부가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석탄발전소는 설계수명 기간이 끝난 뒤에 가동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정해진 수명이 없다.
정부는 현재 석탄발전소는 대부분 발전공기업이 운영하고 있어 정부가 협의나 행정지도를 통해 폐쇄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 관계자는 “발전공기업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협조해야 할 의무가 법에 규정돼 있어 충분히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유연탄에서 LNG로 대체되는 비율은 전체 발전용량의 0.5%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LNG 발전에 유리하도록 세제개편을 하더라도 LNG의 가격 자체가 높기 때문에 유연탄과 LNG의 발전단가 순위가 바뀔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연료원별 발전단가는 LNG가 킬로와트시(kWh)당 144.2원, 유연탄이 78.9원이었다.
LNG발전도 결국 화력발전이라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는 점도 문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MWh의 전력을 생산할 때 석탄은 오염물질 561g, 초미세먼지 120g을 발생시킨다. LNG도 오염물질 171g, 초미세먼지 15g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전문가는 “현재 LNG발전소 중에는 도심 인근에서 난방과 발전을 함께 공급하는 형태가 많은데 이 경우 미세먼지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실제 배출량과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