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 "사과해" 고성, 일부 본회의장 퇴장하기도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 중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터져나오는 등 아수라장이 되면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30여분간 중단됐다. 나 원내대표가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하면서다.
이날 10시10분께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작된 나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은 시작부터 박수와 야유가 뒤섞이며 진행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안보 실정 지적에 “맞다” “잘한다”라고 외치거나 손뼉을 치며 호응했고, 여당 의원들은 “물타기 한다” “여보세요”라고 소리치며 맞섰다.
특히 10시22분께 일제히 고성이 터져 나왔다. 나 원내대표는 현 정권의 안보 불안을 지적하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도 “경청하라”고 외치며 맞섰다.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이 홍 원내대표, 이철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고성으로 삿대질을 하며 단상에서 다툼을 벌였다.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일어서있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가까이 가 항의하며 착석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도 소리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뭐하는 겁니까. 질서를 지키세요”라고 소리쳤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계속 발언을 이어가라”고 거듭 말했으나 여당 의원들이 다함께 “사과해”를 연신 외치는 등 소란이 이어져 나 원내대표는 발언을 이어가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고성과 야유가 계속 이어지자 “나가서 마음껏 하십시오.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이런 여러분의 오만과 독선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결국 국회의장의 중재로 30여분 이어지던 소란이 겨우 진정되며 나 원내대표는 연설을 이어갔다.
문 의장은 “내가 보기엔 상당히 논란의 발언을 하셨다”라면서도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경청해서 듣고 타산지석으로 배워야 한다. 조용히 마무리할 수 있게 귀를 열고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종적 판단은 국민들이 해주는 것이다. ‘청와대 스피커’라는 소리를 듣고 의장도 참았다”라며 지난해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