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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선생님” “간호사님” 올바른 호칭이 따뜻한 진료의 시작

입력 | 2019-03-13 03:00:00

[톡투병문바]<3> 환자의 의료진 호칭




병문화(병원문화를 바꾸자) 3회는 의료진의 호칭이다. 명 연기를 펼친 의료진이 모두 모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표경희 간호사, 김병연 환자 경험관리팀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최조희, 정재석 협력지원팀.

‘병원 문화 바꾸기’ 시리즈 세 번째로 환자가 의료진을 부르는 호칭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회와 2회가 환자 입장에서 불편한 것을 주제로 잡았다면 이번 주제는 의료진이 겪는 불편함이 주제입니다.

의료진의 불편한 경험 중 자주 거론되는 게 바로 의료진 호칭입니다. 환자가 의료진을 어떻게 부르냐에 따라 의료진의 진료 경험이 달라집니다. 특히 간호사를 부를 때 언니, 아가씨, 아줌마, 이모로 부르거나 심한 경우 ‘야!’라고 하기도 합니다.

의사를 부르는 호칭도 다양합니다. 의사선생님을 의사양반, 아저씨로 부르는 경우도 있지요. 하지만, 이모, 언니, 아저씨, 의사양반이라고 부르거나 간호사를 ‘야!’라고 부르는 경우 의료진의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 종일 환자와 시간을 보내는 의료진은 환자의 눈빛과 말투에 따라 즐겁게 일하기도 하고, 반대로 지치기도 합니다. 의료진이 소명의식을 가지고 환자분을 대하느냐, 아니냐는 환자와 보호자분들의 태도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의료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들은 누구보다 과로가 누적된 채 일하기 때문에 따뜻한 말 한마디와 배려가 큰 힘이 된다”며 “특히 여자 간호사나 여자 전공의들은 성희롱적 호칭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 올바른 호칭 부르기 캠페인을 통해 의료 환경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병연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환자경험관리팀장은 “환자들이 의료진을 일부러 무시하거나 하대하려고 그렇게 부르기보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서 ‘저기요’ ‘어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1987년부터 간호원이 간호사로 명칭이 변경됐지만 아직도 간호원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자,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호칭으로 의료진을 불러주세요. 직종을 아신다면 이름 뒤에 직종을 넣어 불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김양지 간호사(님), 김양지 물리치료사(님) 이렇게 불러보세요. 혹시 직종을 모르신다면 김양지님, 혹은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학병원에는 의사만 하더라도 의대를 갓 졸업한 인턴, 전공과에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 전공을 마친 전임의, 병원에서 스텝으로 일하는 교수 등 다양한 직종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를 직책 구분 없이 선생님으로 불러도 됩니다. 환자와 의료진이 서로를 존중하는 순간 비로소 따뜻한 진료가 시작됩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