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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미국도 文대통령에 北 설득할 레버리지 줘야”

입력 | 2019-03-12 19:27:00

동창리 재건? “北에 상당한 악수 될 것”경고
“북미 협상은 계속 될 것…金 서울 답방은 어려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2일 북한에 ‘빅딜’에 대한 결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미국도 문재인 대통령에 레버리지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북한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서는 개성공단과 금광산 관광재개 등 남북협력에 대한 제재 예외라는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사실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틀에 따라 미국과 같이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엄격히 말해 중재자보다는 ‘촉진자’가 더 바람직한 용어라는 설명이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려면 레버리지가 필요하다”며 “남북관계와 남북간 협력에 있어 좀 더 유연해질 수 있도록 미국이 도와줘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것이 있어야 대화 동력이 살고 북한이 일탈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촉진자로서 문 대통령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레버리지를 (미국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귀책 사유는 어느 쪽에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미국도 국가이익에 기초해 협상했다고 할 것이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도 같은 얘기를 할 것”이라며 “쌍방”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예측가능한 행태를 보였고 미국은 예측가능하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며 “협상의 흐름에 있어 판을 깬 것은 미국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 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점진적·병행적 접근을 통한 타결’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그에 기초해 실무협상이 이뤄진만큼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기대를 하고 하노이에 왔을 것이라며 결국 “‘미국의 과욕’과 ‘북한의 섣부른 과신’”이 합의문 무산으로 이어졌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유엔제재 결의안의 해제보다는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와 같은 현실적인 안을 들고 갔다면 어땠을까. 아쉽다”고 덧붙엿다.

문 특보는 그럼에도 하노이 회담 결과에 대해 “‘노딜(No Deal)’이지 완전히 판이 깨진 것은 아니다”며 “과정에 있어서의 좌절 일 뿐 실패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노이를 계기로 미국이 ‘빅딜 일괄타결’로 사실상 선회한 태도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협상 모멘텀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는 “서로 부르는 값이 있고 흥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미국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일괄타결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겠지만 그런것을 보면 (언젠가는) 절충도 가능할 것”이라며 “경제 분야도 논란이 많고 이란 핵 협정 파기 등 외교분야에 성과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노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서는 “우리가 (북한에) 줄게 없다”며 “지난해 5월처럼 판문점 같은 곳에서 남북 정상이 만날 수는 있으나 서울 답방은 쉽지 않다”고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화가) 너무 딜레이되면 모멘텀을 잃는다”라면서 일단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미정상회담을 거쳐 9월 말께 유엔총회를 계기 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회동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특보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정황에 대해서는 “북한이 이미 약속한만큼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 속임수가 아니라 일종의 위험 회피(hedging) 전략으로 그런 것(동창리 재건)을 하는것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그것을 협상 레버리지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며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런 나비효과는 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