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은 올 시즌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3루수와 유격수를 함께 소화하면서 동시에 4번타자 후보도 됐다. 시범경기 개막전이 열린 1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4회말 2루타를 때려내고 있는 김하성.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24)은 누구보다 바쁜 2019년을 보낼 예정이다.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 공수 역할을 맡을 확률이 이전보다 확연히 높아졌다.
새 시즌 3강 후보로 꼽히고 있는 키움은 전체적인 포지션에서 두꺼운 전력을 자랑한다. 박병호, 서건창 등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들과 더불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친 젊은 선수들이 전 포지션에 두루 포진해 있다.
내야수 김민성이 LG 트윈스로 이적했으나 이 공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김혜성, 송성문, 장영석 등 여러 좋은 후보군들이 있는데다 내야 멀티 활약이 가능한 김하성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12일 LG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하성은 “낯선 역할에 부담감은 없다”고 자신했다. 3루수 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 포지션은 유격수지만 팀 사정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3루수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낯선 옷은 타선에서도 예정돼 있다. 바로 박병호의 타순 조정으로 맡게 될 4번타자 역할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4번타자 박병호는 잊어 달라. 타순을 2~3번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팀 4번타자 타이틀이 다른 여러 선수들에게 넘어가게 됐다. 김하성은 후보군 중 가장 강력한 4번타자 예비 후보다.
이에 대해 “(박)병호 형은 워낙 좋은 타자 아닌가. 타순을 끌어 올리면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설 수 있고, 그러면 우리 팀에 훨씬 더 좋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전에는 내가 앞에 출루하면 (박)병호 형이 불러들여 줬는데, 올해는 그 반대가 될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실제 이날 LG와 시범경기에서 김하성은 5번타자로 나서 4회말 2루타를 날리며 앞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이 우승후보로 꼽히는 것에 대해서도 반가움을 보였다. 김하성은 “우리 팀에 큰 전력누수가 없었다. 특히 돌아온 전력도 있고, 또 타선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시에 “사전 평가가 좋다 해도 결국은 우리가 잘 해내야 한다.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언제든지 잡을 수 있는 스포츠다. 매 경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