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카드산업 희비 갈려 간편결제액, 1년새 3배로 늘고… 카드는 각종규제로 수익성 악화 카카오, 中 알리페이와 손잡고… 네이버페이도 日-대만 진출나서 인력 줄인 카드사 “추가감축” 비명
해외 시장도 공격적으로 개척한다. 올해 중국 알리페이와 협약을 맺고 해외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별도의 환전 없이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도록 할 계획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송금과 결제를 포함해 지난해 목표한 거래 금액 20조 원을 달성했다. 회사는 올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도 해외 시장을 넓히는 중이다. 올해는 일본, 대만에 진출한 ‘라인’과 손잡고 해외 진출을 준비한다. 일본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신생 사업이었던 네이버페이가 이제 그룹 내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효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사들의 분위기는 페이 업체들과 대조를 이룬다. 시장 점유율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초 직원 200명을 줄이고 올해 추가 희망퇴직을 검토 중이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200여 명을 줄였다. 올해 카드 수수료가 인하되면서 카드사들이 마케팅비도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페이산업의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 규모는 2016년 11조7810억 원에서 2017년 39조9900억 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커졌다. 하루 평균 결제 건수도 2016년 85만9000건에서 2018년 2분기(4∼6월) 362만7000건으로 4배가 됐다.
두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최근 정부 정책의 영향도 크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은행들만 이용했던 금융결제망을 페이업자 등 핀테크 업체에 개방하기로 했다. 핀테크 업체는 금융결제망 이용 수수료를 기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또 페이에 50만 원 한도의 신용공여 기능까지 탑재되면서 제한적이나마 신용카드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
일각에서는 결국 결제의 패러다임이 ‘긁는 시대’에서 ‘찍는 시대’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호주나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의 결제 시장은 이미 페이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신용카드의 혜택이 축소되면 소비자의 간편결제 사용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