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성관계 전 예방접종 2회 맞아야 예방효과
© News1
# 대학교 신입생 최모씨(20)는 산부인과에 다녀온 후 걱정이 태산이다. 가다실을 한차례 접종했는데도 몸속에서 고위험군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고민 끝에 남자친구를 데리고 산부인과를 찾았다.
13일 산부인과 업계에 따르면 세포진 검사나 질 확대경 검사 등 ‘HPV 바이러스’ 검사를 받기 위해 내원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HPV 바이러스’는 구강과 생식기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여성의 질 점막에 서식한다. 대개 젊은 성인 몸속으로 들어온 바이러스의 90%는 치유돼 사라지지만, 면역력이 약하면 외음부암 및 구강암, 항문암 등을 일으킨다.
최영준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연적으로 또는 성 경험이 없는 여학생 몸에서 ‘HPV 바이러스’가 검출된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며 “성관계 파트너가 1명이고, 첫 성관계를 하고 1~8개월 뒤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애인을 통해 감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종이 넘는 모든 ‘HPV 바이러스’를 한 번에 막는 예방주사는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16번과 18번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을 접종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백신 종류는 2종의 바이러스를 막는 서바릭스 2가(16·18번)와 가다실 4가(6·11·16·18번), 가다실 9가(6·11·16·18·31·33·45·52·58번) 등이 있다. 예방접종은 만 9~13세, 늦어도 26살 전에 맞는 게 좋다. 1년간 2차례 예방접종을 맞으면 예방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성 역시 파트너에게 질병을 옮길 수 있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음경암과 고환암 등이 발병할 수 있어 백신을 맞아야 한다. 하지만 여성과 달리 남성은 보건소나 위탁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예방접종을 맞을 수 없다. 남성들의 예방접종 비용은 만14세 미만 40만원, 만14세 이상은 최소 60만원이다.
김진욱 중앙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들의 HPV 바이러스 예방접종률은 1% 미만으로 매우 낮다”며 “국내에는 HPV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키트도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성관계 파트너는 1명으로 제한하고, 관계를 맺을 때 콘돔 등 피임기구를 사용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