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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 나경원 ‘용’ 만들어 줘…지나친 항의, 역풍 맞을 수도”

입력 | 2019-03-13 09:48:00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민주당이) 지나치게 항의를 함으로써 오히려 나 원내대표를 용으로 만들어준 결과를 초래하고 양비론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1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민주당도 몇 번의 항의를 할 수는 있지만, 들어줘야 한다. 오히려 국민들, 또 언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부적절했지만, 민주당의 대응도 세련되지 못했다는 말씀이시냐’는 진행자의 말에 “그렇다”고 동의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서는 “물론 야당의 정당 대표연설이기 때문에 대통령, 정부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다 원색적인 비난이었다. 국회 연설이기 때문에 조금 더 표현이 순화됐으면 좋았을 법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연설에서 강한 어조로 정부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당 지지율 상승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금 한국당으로서는 문재인 정부,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어려움에 처했던 보수세력을 결집시켜보겠다는 그런 전략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자기들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박차를 좀 가하겠다’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 직후 긴급의원총회를 소집,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글쎄다. 국가원수 모독죄라는 죄명도 없고, 그러한 법(국가 모독죄)은 이미 1988년에 없어졌는데 구태여 그런 표현을 쓴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는 것을 강조한 민주당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