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아파트 자택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는 소위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송명빈 대표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정보에 대한 소멸 시간을 설정하고 관리하는 디지털 소멸 솔루션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Digital Aging System)’을 원천 특허 냈으며, 2015년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책을 발간해 널리 이름을 알렸다.
지식재산권 전문업체인 마커그룹을 운영하던 그가 다룬 ‘잊혀질 권리’란 온라인에 남겨진 개인의 흔적을 지워 두고두고 거론되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말한다.
직원 상습특수폭행·특수상해·공갈·상습협박·강요 등의 혐로 피소돼 조사를 받아오던 송 대표는 13일 오전 4시4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자택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송 대표가 이 아파트 12층에서 전날 밤에서 이날 오전 사이 추락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스스로 몸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송 대표는 A4지 6장 분량의 유서를 남겼다. 자필로 빼곡하게 쓴 유서에는 주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심경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