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의장에게 종전선언 반대의견 전달” “김정은 서울 답방은 제재 국면 완화돼야 가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3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9년 제1회 명사초청 공직자 평화통일교육’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2019.3.13/뉴스1 © News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영향을 미친 변수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지목했다.
문 특보는 13일 오후 3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명사초청 공직자 평화통일교육’ 강연자로 나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과 미국을 방문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에게 종전선언, 평화선언은 안된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워싱턴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부의 변수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변호사였던 마이크 코헨의 청문회를 꼽았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점진적으로 (비핵화 문제를) 풀겠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존 볼튼(의 일괄타결 의견)을 선택했을까”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당시 청문회 소식을 들었고, 여기서 적당한 딜을 하고 돌아가면 타격을 입게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은 제재 국면이 완화되고 나서야 가능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시는 대동강 수질개선,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개최 등 사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특보는 향후 북미 협상이 진전되려면 북한이 선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제시한 것처럼 북한이 먼저 영변 핵 시설과 물질을 검증가능하게 영구적으로 폐기하면 국제 제재 전면 해제는 어렵더라도 남북교류 제재 해제는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과감한 행동을 취하면 우리가 미국과 (남북교류 제재 해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개성공단 재개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을 두고 “무산된 것은 맞지만 실패는 아니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앞서 싱가포르 회담 때는 북한과 미국이 원론만 교환했지만 이번에는 서로 원하는 것을 구제적으로 제시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문 특보는 “미국에서는 한국에 제3자 입장인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 역할을 요구한다”며 “이런 입장에서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평창올림픽 이후 이어진 협상 모멘텀을 살려나가면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 이탈을 방지해야 한다”며 “중국, 러시아와 협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일본의 훼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