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 대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올 시즌 KBO리그에는 새로운 공인구가 등장했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타고투저’의 완화를 위해 반발력을 낮췄다. 0.4134~0.4374였던 기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일본프로야구와 동일한 0.4034~0.4234로 조정했다. 그 대신 공은 살짝 커졌다. 둘레가 234㎜로 종전보다 1㎜ 늘었다. 새 공인구는 시범경기부터 사용되고 있다.
반발력 감소의 영향으로 플라이 타구의 비거리는 3m 안팎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현장에선 어떤 효과가 있는지 현재로선 속단할 수 없다. 시기상조임에 분명하다. 다만 시범경기 개막전이 일제히 펼쳐진 12일 5개 구장에선 총 11개의 홈런이 터졌다. 종전과 별반 차이가 없는 듯한 결과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13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관찰했던 새 공인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새 공인구가 타고투저를 완화시키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아직은 느끼지 못하겠다”면서도 “반발력은 많이 떨어지지 않는 것 않고, 오히려 공이 커져서 투수들에게는 유리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사진제공|KBO
한 감독이 특히 주목한 부분은 새 공인구의 실밥이다. 새 공인구는 솔기도 넓어졌다. 한 감독은 “실밥이 밋밋해지면 투수들이 공을 채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나도 현역 시절 실밥이 손에 안 맞으면 자주 공을 바꿔달라고 했다. 투수들은 생각보다 예민하다”고 덧붙였다. 투수 출신답게 역시 세밀한 분석이 눈에 띈다.
한 감독은 전날 홈런성 타구 2개가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외야 펜스에 맞고 2루타에 그친 장면에 대해선 새 공인구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전에선 한 개의 홈런도 나오지 않은 가운데 4회말 한화 최재훈은 좌측 펜스, 5회말 한화 이성열은 우측 펜스를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한 감독은 “최재훈의 타구는 라인드라이브여서 펜스에 맞았다. 좀 높게 떴으면 넘어갔을 것이다. 이성열의 타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복기했다. 반발력이 떨어지는 새 공인구 때문에 홈런성 타구가 2루타로 둔갑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2017년(정규시즌 720경기 기준) 1547개였던 KBO리그 전체의 홈런수는 지난해 1756개로 대폭 증가했다. 2017년에도, 2018년에도 역대 단일시즌 최다홈런 기록이 세워졌다. 과연 올해는 어떤 결말이 나올까. 13일 시범경기 5게임에선 쌀쌀한 날씨 때문인지 전날과 달리 총 5개의 홈런이 나오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