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국제사회 일원으로 참여토록 협력” 국빈방문 계기 양국관계 ‘전략적 동반자’로 발전 희망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11월20일 아세안 회의장에서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11.20/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 정상은 13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국빈방문을 계기로 말레이시아 행정수도인 푸트라자야에 위치한 마하티르 총리의 총리실에서 사전환담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어 총리실 브리핑룸에서 공동언론발표를 갖고 남북·북미관계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시에 북한이 국제사회 일원으로 설 수 있도록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공동언론발표에서 “양자관계에 대한 협의를 가졌고 한반도 상황과 국제문제를 협의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앞서 문 대통령님과 대화를 나눌 때 한국경제 개발의 시초가 자동차 ‘포니’를 생산하면서 시작됐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며 “오늘날 한국이 놀라운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저희 말레이시아도 자동차 산업, 생산을 통해 개발을 시작하는데 한국에 비하면 조금 더 분발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마하티르 총리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보다 더욱더 진전되기를 저희가 기대하고 북미 간에도 군축에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또 한반도에서 이를 통해 평화와 번영이 깃들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여기서 언급된 ‘군축합의’란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 협상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날 마하티르 총리와 상생과 포용의 정신을 공유하는 한편 마하티르 총리의 동방정책과 우리의 신남방정책을 조화롭게 접목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말레이시아 양자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해 양국 간 교역과 투자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올해 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협상 타결이 선언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대응키로 했고 말레이시아의 할랄산업에 우리의 한류 콘텐츠를 접목시켜 세계 할랄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한반도와 아세안의 평화·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마하티르 총리님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변함없이 지지했으며 북한이 아세안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차원 더 높게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2010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공동 번영하는 강화된 동반자 관계’로 관계 수립을 한 바 있다.
김 대변인은 아울러 “언론에서 관심을 갖는 사안은 정상회담에서는 나오지 않았고 회담에 앞선 사전환담에서는 통역만 들어가고 일체의 배석자가 없었기 때문에 대화의 소재였는진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을 두고 한편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독살 용의자 중 한 명인 인도네시아 국적 여성의 석방 문제 등이 거론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김정남은 지난 2017년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인도네시아·베트남 국적 여성 2명에게 신경성 맹독 물질인 ‘VX’로 피살됐다.
(쿠알라룸푸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