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유력 일간지, 수사 당국의 CCTV 분석 자료를 근거로 보도
“CIA가 관련설 부인했지만 외교 분쟁 비화할 가능성 커져” 전망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의 괴한 침입 사건 배후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현지 일간 엘 파이스. elpais.com 캡처
엘 파이스는 사건을 수사 중인 스페인 경찰과 국가정보국(CNI) 소식통을 인용해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 10명 중 최소 2명의 신원이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며 “이들은 CIA 관련 인물”이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침입자의 신원을 찾아낸 스페인 당국이 CIA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CIA는 관련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페인 수사 당국은 CIA의 반응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페인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군사 조직에 의해 시행된 듯이 철저하게 사전 기획된 흔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단순 강도 사건’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마드리드의 북한 대사관은 지난달 28일 결렬된 미국과 북한의 베트남 하노이 제2차 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실무 담당자로 수행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대사로 재직한 곳이다. 김 대표는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 실험 직후 스페인 정부에 의해 추방됐다. 엘 파이스는 “괴한들이 김 대표 관련 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