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종 개인전… 가벼워진 주제, 노란색 사용 두드러져
김병종 작가의 유년 시절 기억을 담은 신작 ‘12세의 자화상’(2018년). 가나아트 제공
12일 전화로 만난 김 작가는 이번 작품이 “유년의 기억을 소환해낸 것”이라고 했다.
“요즘 회색 도시의 분위기와 달리 유년 시절은 대기의 청량감이 높았고, 낙락장송도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연과 하나가 된 경험을 담고자 했습니다.”
김 작가의 이력에 비하면 이번 작품들은 다소 편안하면서도 가벼워 보인다. 과거 그는 1980년대 교정에서 마주친 격렬한 집회 속 최루탄과 화염병을 보고 눈물 흘리는 ‘바보 예수’를 그려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생명의 노래’는 연탄가스에 중독돼 생사를 넘나든 경험을 담는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런 의견에 작가는 “30년 세월이 지나니 자연스레 작고 사소한 것들의 아름다움에 집중하게 된 것 같다”며 “대작이 많고 그 뼈대를 이루는 먹을 중심으로 한 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병종 작가의 ‘숲에서’(2009∼2017년). 가나아트 제공
“일본 도쿄예술대의 일본화과는 일본적 미의식의 산실입니다. 중국 명문 미술대의 ‘국화과’도 중국적 미의식의 토대이고요. 우리도 작가와 정책이 양면에서 함께 노력을 해서 토대를 이뤄 가야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문학성을 좀 더 수용하고자 했다는 그는 새 책 ‘도시를 걷다’도 집필하고 있다. 서울과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시리즈 원고를 준비 중이다. 미술평론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인이기도 한 김 작가는 동양철학을 전공하고 ‘중국회화연구’나 ‘화첩기행’ 등 여러 저서를 집필했다.
전시는 다음 달 7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