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2016년 차린 주점에 투자… 아이돌 친오빠, 대마초 사건뒤 탈퇴 ‘영업맨’ 빠지자 매출 줄어 작년 폐업
가수 정준영 씨(30) 등이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을 올린 문제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주도로 2016년에 만들어졌다. 대화방에 참여한 8명 대부분은 승리가 2016년 5월 서울 강남에 차린 주점 ‘밀땅포차’에 투자한 또래 남성들이다. 정 씨,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와 매니저 등 연예계 인물이거나 승리의 사업 파트너 또는 친구들이다.
승리의 측근에 따르면 이른바 ‘승리 단톡방’ 멤버들은 밀땅포차에 공동으로 투자해 함께 운영하면서 친분을 유지했다. 밀땅포차는 승리와 유모 씨가 창업한 강남 클럽 ‘버닝썬’의 모회사인 유리홀딩스가 지분 50%를 투자했다. 정 씨와 아이돌 그룹 멤버, 걸그룹 멤버의 오빠, 승리 친구 2명 등 모두 5명이 나머지 지분 50%를 10%씩 나눠 갖는 형태로 차려졌다. 이들 중 정 씨뿐만 아니라 걸그룹 멤버 오빠 A 씨, 승리 친구 B, C 씨도 불법 촬영 성관계 동영상을 카톡 대화방에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카톡 대화방에서 이들이 등장하는 성관계 동영상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카톡 대화방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성접대를 지시하는 듯한 승리에게 ‘남성 두 명은 (호텔방에) 보냈다’고 대답한 전직 버닝썬 직원이다.
승리를 중심으로 친분을 유지해 오던 이들의 관계는 A 씨가 대마초 범죄로 2017년 3월 구속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16년 12월 지인들에게 대마초 거래를 알선하고, 사무실과 차량 등에서 대마초를 3차례 피운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일부 언론에 짧게 보도됐다.
A 씨 지인은 “내가 알기로는 A 씨가 밀땅포차 멤버 중 일부와 대마초를 같이 피웠는데 수사를 받으면서도 공범을 불지 않았다고 한다”며 “의리를 지켰는데 자신을 내치는 친구들한테 A 씨가 배신감을 크게 느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 씨가 빠진 자리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매니저가 채웠다고 한다. 하지만 밀땅포차는 인맥이 넓어 손님을 많이 끌어오던 A 씨가 빠지자 매출이 떨어졌고 결국 지난해 9월 문을 닫았다. 밀땅포차 멤버 중 승리의 친구 B, C 씨 등 3명은 승리의 또 다른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점주를 맡으며 사업 파트너 관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희 chef@donga.com·조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