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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후배 살해뒤 시멘트 부어 은닉… 5년만에 드러난 엽기살인

입력 | 2019-03-14 03:00:00

시신 고무통 담아 마당에 보관… 범행 주도 20대 여성 “남편과 불륜”
술 취해 지인에 털어놨다 덜미… 당시 부부와 은닉도운 남동생 구속




직장 후배를 살해하고 4년 넘게 그 시신을 집에 숨겨온 20대 여성 등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3일 살인 및 시체유기 등 혐의로 A 씨(28·여)와 B 씨(28), A 씨의 남동생 C 씨(2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12월 당시 부부이던 A 씨와 B 씨는 부산 남구 D 씨(당시 21세·여)의 원룸에서 D 씨를 프라이팬 등으로 1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직장 후배여서 잘해줬는데 D 씨가 내 남편과 불륜을 저질렀고 (그전에는) 내 아이를 넘어뜨려 다치게 한 적도 있어 화가 났다.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은 A 씨가 주로 했다고 한다.

피의자들은 범행 이틀 뒤 C 씨와 함께 D 씨의 시신을 원룸에 있던 가로 44cm, 세로 76cm, 폭 30cm인 여행용 가방에 집어넣고 시멘트를 개어 가방에 들이부었다. 이어 자신들의 집으로 그 가방을 가져와 높이 약 1m, 지름 약 1m의 빈 고무물통에 넣은 뒤 시멘트를 가득 부어 굳히고 그 위를 흙으로 덮었다. 이들은 시신이 부패하는 냄새가 새나오지 않도록 세제를 붓기도 했다. 이듬해 이사할 때도 이 물통을 가져와 새 집 베란다 한쪽에 검거될 때까지 세워놓았다.

경찰에 따르면 2014년 6월경 경북의 한 휴대전화 제조공장에서 일하던 A 씨는 신입사원 D 씨를 만났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 오빠와 함께 살던 D 씨는 한 달여 뒤 A 씨가 자신의 고향인 부산의 집에서 같이 살면서 기술을 배우자고 하자 선뜻 따라나설 만큼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집에서 D 씨와 B 씨의 불륜장면을 A 씨가 목격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A 씨는 D 씨를 집에서 쫓아내고 며칠 뒤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의 범행은 올 1월 이혼한 A 씨가 최근 사귄 남자친구에게 술에 취해 “집 물통에 시신을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여긴 남자친구는 8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통해 A 씨와 C 씨는 부산에서, 전남편 B 씨는 경기 양주시에서 10일 붙잡았다. 경찰은 백골화한 D 씨의 시신을 부검하는 등 정확한 살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