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英서 인피니티 생산중단”… 도요타-BMW 등도 철수 검토
275개 금융사 거점 이전 계획

일본 닛산 자동차는 올해 하반기부터 영국에서는 고급 차종인 인피니티 생산을 중단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닛산은 1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엑스트레일’ 신모델의 영국 내 생산 계획도 공식 철회했다. 닛산 측은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밝혔지만 브렉시트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닛산 영업이익의 30%가 타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닛산뿐 아니라 자동차업계 전체가 영국을 벗어나려 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노딜 브렉시트를 경계한다. 별다른 합의 없이 브렉시트가 진행된다면 영국 자동차업계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입 관세 10%를 부과받기 때문이다. 일본 혼다는 2021년까지 영국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지난달에 발표했다. 일본 도요타와 독일 BMW, 미국 포드 등도 향후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영국 생산시설 철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영향은 영국에만 제한되는 게 아니다. 영국 교역의 절반(2017년 49%)을 차지하는 EU 국가들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한국도 브렉시트로 인한 홍역이 예고된 상태다. 교역액 규모가 작더라도 영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저개발국들은 국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485달러(약 168만 원) 정도로 빈곤국에 속하는 캄보디아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독일개발연구소(GIE)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수출품의 약 7.7%를 영국에 수출해 온 캄보디아는 노딜 브렉시트가 되면 수출의 5%가 감소하고 GDP가 최소 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GIE는 아프리카 말라위, 에티오피아 등도 큰 타격을 입고, 그 결과 세계 극빈인구가 170만 명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