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톡방 멤버 4명 동시 소환해 피의자 조사 ‘경찰총장’ 유착 의혹 질문엔 다들 ‘묵묵부답’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오른쪽)와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9.3.15/뉴스1 © News1
가수 승리, 정준영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불법촬영 영상을 공유하고 성접대를 논의한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9.3.15/뉴스1 © News1
이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9.3.15/뉴스1 © News1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15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9.3.15/뉴스1 © News1
가수 승리와 함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참여하며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가 15일 오전 서울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19.3.15/뉴스1 © News1
성접대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불법촬영·유포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30)이 14일 경찰의 밤샘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들과 같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34)와 전직 아레나 직원 김모씨도 이날 조사받았다.
승리와 유씨, 그리고 김씨는 사업 투자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됐다. 정씨와 김씨는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를 받는다.
조사를 마친 승리와 정준영은 취재진과 만나 문제가 된 휴대폰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준영은 ‘황금폰’으로 알려진 휴대폰과 2주 전 교체했다는 휴대폰을 포함, 모두 3대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리는 “휴대폰을 제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출했다”고 답했다. 이어 “성매매 알선 혐의를 인정했느냐, 버닝썬 실소유주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대기중인 차량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승리가 조사를 받으러 경찰에 출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았고 이번에는 피의자 신분이었다.
승리는 지난 2015년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아레나 등에서 투자자를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승리가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직원 및 대표 유씨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이들이 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하려 한 대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되자 내사를 벌여 왔다.
유씨도 이날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초 출석 예정 시각보다 2시간가량 이른 낮 12시50분쯤 취재진의 눈을 피해 경찰에 기습 출석한 유씨는 이튿날인 15일 오전 6시5분쯤 조사를 마치고 청사를 나섰다.
방 변호사는 또 카카오톡 대화방에 ‘경찰팀장’이라는 인물도 등장한다고 밝혔다. 이 대화방에 있는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29)은 3년 전 음주운전에 적발된 뒤 보도를 막아달라고 ‘경찰팀장’에게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성접대 자리가 실제로 있었는지, 이 과정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성접대 대가가 오갔는지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승리가 해외에서 상습적으로 불법도박을 하고 외국에서도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내사 착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은 14일 오전 9시59분쯤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이튿날인 15일 오전 7시7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21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였다.
정준영은 “경찰총장이 누구냐,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에 대해 말한 게 누구냐”는 질문에는 “조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불법촬영 혐의를 인정하는지, 경찰 누구에게 부탁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작은 목소리로 반복하던 정준영은 막아선 취재진을 지나쳐 준비된 카니발 차량에 탑승해 청사를 떠났다.
정준영은 2015년 말부터 약 8개월 동안 여성들의 동의 없이 성관계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지인들과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이나 개인대화방에서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불법촬영 피해를 당한 여성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승리의 ‘투자자 성매매 알선 의혹’을 수사하던 중 정준영이 승리와 함께 이용하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불법촬영물로 의심되는 동영상을 유포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날 경찰은 마약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준영의 모발과 소변 샘플을 제출받았으며, 정준영을 상대로 영상을 촬영하던 당시 상대방의 동의가 있었는지,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경위는 무엇인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경찰은 강남 유명클럽 아레나의 전 직원이자 승리가 운영하는 라멘업체의 가맹점주인 김모씨도 같은날 불러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이튿날인 15일 오전 6시37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까만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성매매 알선 혐의 인정하느냐, 몰카 혐의 인정하느냐, (유씨와) ‘경찰총장’이 이야기하는 것 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빠른 걸음으로 청사를 빠져나갔다.
김씨는 해당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고 승리, 유모씨와 함께 성매매 알선을 논의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단체대화방에서 유모씨가 “경찰총장과 문자로 대화하는 것을 봤다”고 발언해 경찰 고위층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기도 하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를 조사하는 동시에 경찰과의 유착이 실제로 있었는지, 김씨가 본 경찰 고위층이 누군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