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김주성 증인으로 나와 신문 예정 MB, 이들 통해 특활비 2억 등 수수 혐의
다스 비자금 횡령 및 삼성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78) 전 대통령 항소심 증인 신문이 본격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15일 오후 2시5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12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은 원세훈(68)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6월과 2011년 9~10월에 원 전 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2억원 및 현금 10만 달러를 전달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한 증인 신문도 진행될 예정이다. 김 전 실장은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인 2008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재직했다.
검찰조사 과정에서 김 전 실장은 “독대 신청을 해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났고, (특활비를 청와대에 주면) 나중에 문제가 된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이 “예전에 국정원에서 그런 관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런 진술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자금 수수의 문제성과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봤다.
이날 이들에 대한 신문이 진행되면 항소심 재판부가 변경되고 이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난 후 첫 증인 신문이다. 앞서 지난 13일 이팔성(75)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예정됐었지만, 이 전 회장은 건강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구인을 위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다음달 5일 오후 증인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1992~2007년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6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