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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체제 강화…LG전자·디스플레이 이사회 물갈이

입력 | 2019-03-15 09:51:00

권영수 지주사 부회장이 전자·디스플레이 이사회 의장으로



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새해모임에서 구광모 LG 대표와 임직원들이 새로운 도약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구광모 (주)LG 대표, 권영수 (주)LG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LG 제공) 2019.1.2/뉴스1


 LG그룹이 15일 열린 핵심 계열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인사를 대거 물갈이하면서 구광모 회장 1기 체제를 완성했다. 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지주사의 부회장이 LG전자와 디스플레이의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됐다.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린 제17기 LG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사인 ㈜LG 권영수 부회장의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이어 경기 파주 LG디스플레이사업장에서 열린 LG디스플레이 주총에서도 권 부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LG는 그룹 총수가 지주사 대주주로만 활동하고, 오너를 보좌하는 전문경영인이 계열사 이사회에서 활동하며 경영에 참여했다.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전반을 책임지게 했던 그간의 관행에 따라 LG전자와 디스플레이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권 부회장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LG그룹 회장에 오른 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권 부회장(COO·최고운영책임자)이 LG 핵심 계열사의 이사회 멤버로 들어가면서 구 회장 체제가 완성되는 모양새다. 조카의 체제 강화를 위해 물러난 구본준 부회장이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사내이사에서도 빠지며 LG전자의 3명 사내이사는 권영수 부회장-조성진 부회장-정도현 사장(CFO·최고재무책임자)의 삼각편대로 구성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주총에 이어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찍이 지주사 체제를 갖춘 LG그룹에서는 총수가 상징적 의미로 지주사의 대주주 및 등기이사로서 그룹내 경영 전반에 참여해왔다”면서 “지주사를 제외하고 다른 계열사 이사회까지 맡아오는 관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내 회사 사정에 밝고 전자사업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 기획팀으로 입사해 재경부문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친 재무통이다. 재경 부문 재직 당시 경영 수업을 위해 LG전자에 입사한 구 회장과 함께 근무한 경력도 있다. 또한 이사회의 경영의사 결정 과정에서 구 회장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할 인사로 꼽힌다. 권 부회장은 이날 LG디스플레이 주총에서도 신임 이사회 멤버로 선임된다.

권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으로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의 분리가 이뤄진 점에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7년 3월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조성진 부회장은 사업과 경영을 책임지는 CEO 역할에만 집중하게 됐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도 사업에만 집중한다. 이사회 독립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총수인 구 회장의 신임을 받은 지주사 부회장이 LG전자와 디스플레이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총수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한다는 실리까지 챙기게 된 셈이다.

LG전자 이사회 의장에 ㈜LG 임원이 임명되는 것은 2년여 만이다. 현재 이사회 의장인 조성진 부회장이 2017년 3월 선임되기 전에는 오너일가인 구본준 전 부회장이 ㈜LG 임원으로 LG전자의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