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가량 올라 노무현 정부 시기였던 2007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폭을 기록했다. 작년에도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약 10% 올라 2년 새 24%나 올랐다.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세금을 더 내고 비싼 주택에 사는 계층이 좀 더 무거운 부담을 지는 방향에 대해 반대할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춰 형평성 있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한 작업이다.
하지만 보유세 부담을 한번에 대폭 높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세제는 보유세 비중은 낮고 거래세가 높은 구조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체 부동산 세수 가운데 보유세와 거래세 비중이 34% 대 66% 정도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거래세 비중은 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로 평균 0.4%의 4배 수준이다. 반면 보유세 비중은 0.8%로 OECD 평균 1.1%보다 낮고 순위로는 19위이다.
보유세는 별다른 소득이 없어도 내야 하는 세금이다.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납부 능력은 감안해야 한다. 미국처럼 집도 있고 다른 소득도 있다면 더 내고, 은퇴자들처럼 집만 있고 다른 소득이 없다면 보유세를 감면해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금 낼 돈이 없으면 살던 집 팔고 이사하라고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에게 할 정책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