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위원장 명의 4월 최고인민회의 1차회의 가능 최고인민회의 전후로 당 중앙위 전원회의도 거론 작년 당 중앙위 전원회의서 ICBM 실험 중단 채택 최고지도자 대신 외무상 담화로 수위 낮출 수도 대화 여전히 유효…최선희 "두 사람 환상적 궁합" 폼페이오 "우리는 계속해서 北과 대화하길 희망" 김정은, '새로운 길' 모색 구체적 언급할지 주목 전문가 "중·러와 기술·경제적 협력 방식일 수도" "단계적 프로세스로 비핵화 의지 보여주는 방식"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배경을 두고 양측간 장외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장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 시기와 내용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핵·미사일) 동결 상태를 유지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이라며 “머지않은 시일 내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만간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북미 간의 긴장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17년 이후 김 위원장의 명의로 대외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본인 명의의 입장을 표명할 경우 비핵화에 대한 입장이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월 최고인민회의 제1차 회의를 전후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등 의사 결정기구 회의 개최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김 위원장이 결정문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전원회의를 열고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고, 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한다는 내용의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최대 기념일인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15일)을 계기로 발언이 이뤄질 가능성도 꼽힌다.
다만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발언이 한 번 나오면 번복이 어려운 만큼, 김 위원장의 입장을 반영한 리용호 외무상의 담화 수준에서 수위를 조절하고 협상 국면으로 나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면서도 최 부상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관계에 대해선 환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상은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두 사람의 궁합은 불가사의하게 훌륭하다(chemistry is mysteriously wonderful)”고 말했다. 여전히 대화의 판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 부상의 기자회견이 미국에 대한 일정 정도의 압박 성격을 띄고 다시 대화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최 부상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여러 차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핵실험도, 미사일 실험도 재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북한과 대화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가 북한과 계속해서 비핵화에 대한 대화를 하는 것이 미 행정부가 바라는 것”이라면서 대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미 최 부상은 하노이 회담 결렬 바로 다음날인 지난 1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신년사로부터 시작해서 상응조치가 없으면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입장도 표시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뭐가 돼도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번 미국 측의 반응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다만 미국이 세계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의연히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발표를 한다면 새로운 길을 같이 언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운 길은 중국, 러시아와 기술적·경제적 협력을 통해 단계적 프로세스로 가는 방식으로 해서 국제사회에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실장은 “중러를 통하는 방식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고 미국과 담판을 할 때보다 바로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는 과거에도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다가 말았지 끝까지 간 적은 없다. 미국과 가는 게 생산적이고 안정적이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