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前경관과 연락 현직 4명 내사
광역수사대는 버닝썬이 미성년자를 출입시켜 영업정지를 당할 상황에 놓였을 때 전직 경찰 강모 씨(44)를 통해 당시 강남서 A 과장에게 사건 무마를 시도한 정황을 확보하고 내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 과장은 현재 서울 시내 다른 경찰서에 근무 중이다. 강 씨는 버닝썬 측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아 이 돈을 현직 경찰에 넘긴 혐의(알선수재)를 받은 인물로 15일 구속됐다.
경찰이 확보한 지난해 7월 7일 강 씨와 버닝썬 직원 B 씨 간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B 씨가 “미성년자가 난입해서 (강남서) 역삼지구대에서 조사 중인데 인맥 닿으면 일 봐주실 수 있느냐. 영업정지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날은 버닝썬에 미성년자가 출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날이다.
A 과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강 씨에게서 몇 차례 연락이 왔고 (강남서) 내 사무실로도 찾아왔기에 커피 한잔했다”며 “자꾸 투자 얘기를 하기에 무슨 얘긴지도 모르고 흘려들었다. 대화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광역수사대는 A 과장 외에 평소 강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현직 경찰 3명에 대해서도 내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7월 13일 서울 종로경찰서 직원 C 씨에게 문자메시지로 한 장의 사진을 보내면서 “수소문 가능할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C 씨는 “중랑경찰서 관내인데 요즘 일반 기업은 정보개혁위원회에 잘 안 들어간다. 일단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강 씨는 같은 날 광주지방경찰청 직원 D 씨에게도 사진을 보내면서 “라인 가동해서 알아봐주고 안 되면 바로 피드백 줘”라고 했다. 이에 D 씨는 “오케이”라고 대답했다.
경찰청은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 씨(30) 등이 속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총경급 간부 E 씨를 16일 대기발령했다. E 씨는 승리가 강남구 청담동에 차린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이 2016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신고를 당하자 강남서 근무 시절 부하였던 직원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본 것으로 확인됐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