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마련 위해 임단협 타결 시급하나…큰 간극 부산공장 위축 불가피…노조 책임론 불거지나
르노삼성 부산공장. (뉴스1 DB) © 뉴스1
“길고 힘든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로그 후속물량 배정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르노삼성 관계자가 남긴 말이다. 르노그룹이 정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데드라인(8일)을 넘기면서 로그 후속물량을 받는데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만에 하나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이 불발되면 책임소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8일 제20차 임단협 협상 이후 단 한 차례의 만남도 갖지 않고 있다.
협상 시한 내 임단협 타결에 실패하면서 르노그룹의 내년도 글로벌 생산물량 배정 평가에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인건비 산정마저 하지 못한 곳으로 이미 보고가 됐다. 노사 양측의 간극이 큰 상태에서 단기간에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을 굳이 꾸리지 않는 이유다.
장기 생존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회사로서는 새로운 물량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강 건너 불구경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쨌든 우선순위는 임단협 타결이다.
그래야만 오는 9월로 종료되는 로그의 위탁 생산 계약 연장을 추진해볼 수 있다. 또한 노조의 추가적인 파업을 막고 다른 모델의 생산량을 늘리거나 다른 신차를 배정받을 기회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사측의 2차례 수정안 제시에도 노조가 인사경영권과 관련한 부분마저 고수하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노조는 회사가 수익을 내는 동안 근무강도가 높아졌다며 근무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본급 인상 외에 추가 인원 200명 투입, 생산 라인 속도 하향 조절 및 전환 배치 시 노조합의 등 인사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을 막판 의제로 제시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몸집 줄이기’ 분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하는데 노조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지만, 쉽사리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아 회사는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가 앞으로 길고 어려운 길을 걷게 될 것 같다”며 “입장 변화가 없어 향후 협상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고스란히 피해는 커져만 가고 있다. 노조의 부분파업이 지속된 지난달 부산공장의 가동률은 98%에서 75%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로 인한 손실 금액은 1800억원대에 달했다. 내수 판매까지 바닥을 치고 있어 악재가 겹치고 있다. 지난해 내수 판매는 10만대도 넘기지 못하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최하위였다. 기존 볼륨 모델의 노후화로 내수 시장에서 인기는 사그라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사 협력 모범 사업장에서 갈등이 지속되면서 르노삼성의 장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일본 공장의 경쟁력이 높아져 글로벌 물량 배정에 있어 유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