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아파트 값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윤 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하락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좀 더 시간을 두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 서울 재건축 19주 연속 하락…강동구 낙폭이 가장 커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하락은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지난해 9·13부동산대책 이후 본격화됐다.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을 6개월 전 9·13대책 직후인 지난해 9월 14일과 비교해 보면 전체 아파트는 1.99% 올랐다. 반면 150여 개 재건축 단지의 시세는 1.43% 내렸다. 지역별로는 대단위 재건축이 예정된 강동구(―3.69%), 재건축 단지의 가격이 비싼 강남구(―3.04%) 등이 3% 넘게 떨어졌다.
개별 단지로 보면 반년 동안 집값이 10% 넘게 빠진 단지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전용면적 35.64m²)는 지난해 9월 16억5500만 원에서 15일 기준 13억7000만 원으로 17.2% 떨어졌다.
같은 개포동 주공고층7단지(전용 53.46m²)도 같은 기간 15억 원에서 12억2500만 원으로 2억7500만 원(―18.35%) 하락했다. 송파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 역시 전용 76.49m² 시세가 19억500만 원에서 16억8000만 원으로 11.8% 빠졌다. 부동산114 측은 “최근 매수 문의가 끊기면서 아파트 가격이 재건축 단지 위주로 하락하는 상황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장기 투자 아니면 당분간 관망 유리”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지난해부터 투자 심리를 억누르는 조치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가격 조정이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반드시 서울의 새 아파트를 사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리스크가 작지 않은 투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양지영 부동산R&C연구소장 역시 “초과이익환수제 등의 영향으로 재건축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지별 사업 추진 정도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매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