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생산 확대로 글로벌 자동차업계 인력 구조조정 눈앞 ‘퇴직자 충원’ 노사 쟁점 부상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측은 최근 노사 특별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전기차 생산 확대로 2025년까지 인력이 20%가량 불필요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 생산직 인원수는 3만5000여 명인데 이 중 약 6500∼7000명의 잉여 인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차 44개 모델로 연간 167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로드맵을 올 초 발표했다.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 3만여 개 중 37%가량이 사라져 필요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가 사측에 노사와 외부 자문위원이 함께하는 특별 고용안정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도 2025년까지 잉여 인력이 20∼30%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자체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반면 노조는 사측이 정년퇴직자를 대체할 인원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 신문에서 “사측 말대로 인원 7000여 명이 불필요해져도 정년퇴직자가 그만큼 많이 떠나 추가 채용 1만여 명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사측은 단체협약 44조 1항에 ‘(충원) 필요인원 등 제반 사항은 노사협의로 정할 수 있다’는 문구에 따라 협의는 할 수 있지만 반드시 대체 채용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데 정년퇴직자 수만큼 바로 채용할 수 있는 기업이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전기차, 자율주행차 확대를 위해 대량 인원감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폴크스바겐은 자연적 구조조정, 희망자 퇴직 등으로 2023년까지 행정직 7000여 명을 줄일 계획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독일, 미국은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가 줄어도 이를 대체할 서비스산업 등 일자리가 충분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