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장자연-김학의-버닝썬 철저수사 지시] “사회 특권층 비리, 공통된 특징… 정의로운 사회라 말할수 없을것” 하루에만 두차례 관련 보고받아… 靑, 지시 영상-사진 이례적 공개 추미애 “황교안 당시 법무도 조사”, 황교안 “편파-왜곡수사해선 안돼”
행안부-법무부 장관 “사실 명명백백히 규명”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가운데)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오른쪽)이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장자연 리스트’ 사건,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클럽 버닝썬’ 사건 관련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하루에만 두 번 보고받은 文 “검경 명운 걸어라”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경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으로부터 세 사건과 관련한 1차 보고를 받았다. 이어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검경을 이끄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차 보고에 나섰다. 세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바라는 국민적 요구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강한 대응에 나섰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가 이날 이례적으로 문 대통령의 지시 장면을 담은 약 4분 분량의 영상과 사진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 검·경·국세청 등 권력기관 일제 조사 나설 듯
문 대통령은 검경은 물론이고 국세청 등 권력 기관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세 사건에 대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함께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의 고의적인 부실 수사와 조직적 비호, 그리고 은폐, 특혜 의혹 등이 핵심”이라고 규정한 뒤 “힘 있고 빽 있는 사람들에게는 온갖 불법과 악행에도 진실을 숨겨 면죄부를 주고, 힘없는 국민은 억울한 피해자가 되어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건은 과거의 일이지만 그 진실을 밝히고 스스로의 치부를 드러내고 신뢰받는 사정기관으로 거듭나는 일은 검찰과 경찰의 현 지도부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권력 기관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찾아내고, 책임지고 바로잡으라는 지시다.
이에 따라 세 사건의 수사와 함께 검찰 경찰 국세청 등의 ‘자기 허물 찾기’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 장관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에 대해 “(과거 검찰 수사에서)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인지 여부, 김 전 차관과 피해 여성들의 성관계 여부 등 기본적인 사실 관계도 밝히지 않았다”고 자인(自認)했다. 청와대는 각각 2009년, 2013년 수사가 진행됐던 ‘장자연 리스트’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공소시효 문제 등 구체적인 수사 사항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청와대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도 조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황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편파 수사를 하면 안 된다. 왜곡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