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불가’ 입장 6일만에 뒤집어… 법무부 수용땐 5월말까지 활동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63)의 ‘별장 성접대 의혹’과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대한 각계각층의 요구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전체회의 시작 시간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련 사건을 보고했고 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
법무부는 19일 과거사위의 연장 결정을 수용하면 과거사위 활동기간을 5월 말까지 연장한다. 지난해 2월 활동을 시작한 과거사위의 네 번째 연장이다.
김 전 차관 사건에서 별장 동영상이 2007년 12월 21일 이후 촬영된 것으로 입증된다면 특수강간죄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경찰과 검찰 수사기록으로는 동영상 촬영 시기는 2007년 7월∼2008년 1월로 불명확한 상태다. 특수강간죄의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 시점이 2007년 12월 21일인 만큼 그 이후에 범죄가 발생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의 경우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 장자연 씨가 100여 차례의 술자리와 성접대 강요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2007년 10월부터 장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09년 3월 7일 전까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술자리 접대를 받은 남성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형법상 강요(7년), 강제추행(10년) 혐의는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만약 장 씨의 타살 가능성이 확인되면 살인죄(25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진상조사단 활동기간 연장이 형사처벌보다는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소시효가 끝난 일은 그대로 사실 여부를 가려 달라”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인지, 피해 여성과의 성관계 여부 등 기본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고 기존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