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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미국도 ‘거짓 자소서’ 때문에 골치?

입력 | 2019-03-19 03:00:00


미국 명문 하버드대 학생들 모습. 최근 미국에서는 할리우드 배우와 기업인 등이 입시 브로커에게 거액을 주고 자녀들을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스캔들이 터졌다. 사진 출처 하버드대 홈페이지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Misery loves company.’

오늘은 유명한 영어 표현으로 시작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터진 입시 비리 뉴스를 접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나요. 저는 ‘미국도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수한 대학에 입학하고자 하는 경쟁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한국처럼 대학입시 문제로 나라 전체가 골머리를 앓다 보면 미국의 대입 경쟁, 입시 비리 뉴스에 왠지 모를 안도감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이 뉴스가 한국에서 유달리 주목받는 것이 아닐까요. 이럴 때 ‘곤경은 친구를 사랑한다’는 말을 씁니다. 내가 힘들면 다른 사람도 힘들기를 바라는 법입니다.

△The measure of success is the badge you get.

미국에도 자녀 입시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헬리콥터 부모’ ‘타이거 맘’ 같은 열혈 부모를 가리키는 용어들이 미국에서 처음 나왔으니까요. 그런 부모들은 자녀에게 잔소리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 성공의 척도는 어느 대학에 가느냐에 달렸어.” 여기서 ‘badge’는 단순히 대학 배지가 아니라 소속, 신분 등 좀 더 포괄적인 의미입니다.

△Recipes create cooks. They don’t produce chefs.

레시피는 이미 남들이 정해 놓은 조리법입니다. 레시피대로 하면 실패할 걱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레시피를 따라하면 ‘cook(요리사)’은 될 수 있을지언정 ‘chef(요리장)’는 될 수 없습니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내신이나 수학능력시험, 자기소개서까지 ‘레시피’를 잘 따라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 합격했다면 이는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암기한 것이지 창조적으로 활용할 능력은 부족하다는 것이겠지요.

△Resume padding isn‘t worth it.

대학에 들어갈 때나 회사에 취직할 때 자기소개서를 씁니다. 자소서는 정직하게 써야 합니다만 거짓 내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자소서에 과장이나 오류를 포함시키는 것을 ‘resume padding’이라고 합니다. 패딩 점퍼처럼 빵빵하게 부풀리는 거죠. ‘Padded resume(거짓 자소서)’는 언제나 들통날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위험을 고려한다면 시도할 가치가 아예 없겠지요.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