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자동차산업학회장
먼저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금은 현대자동차 5조8000억 원, 현대모비스 2조5000억 원으로 양사 당기순이익의 2, 3배를 넘는다. 이렇게 배당해서 남아날 수 있는 회사는 없다. 다행히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글래스루이스와 ISS 모두 엘리엇이 요구한 높은 배당 대신 연구개발과 잠재적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의 마련 등을 지지하며 현대차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또 다른 이슈는 사외이사 선임이다. 엘리엇은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로 존 류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 및 투자위원회 의장, 로버트 매큐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빌슨 CAE 이사를 제안했다.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로는 로버트 크루즈 카르마오토모티브 최고기술책임자, 루돌프 마이스터 전 ZF 아시아퍼시픽 회장을 후보로 제안했다. 이 문제에서는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입장이 엇갈린다. 글래스루이스는 엘리엇이 제안한 인물 모두를 반대하고 있지만 ISS는 마거릿 빌슨을 제외한 전원에 찬성하고 있다.
마지막 문제는 주주제안의 자격에 관한 것이다. 한국은 소액주주 보호란 이름으로 대규모 상장회사의 경우에는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6개월 전부터 계속하여 보유한 자가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상법에 명문화했다. 일본이나 미국보다 행사 요건이 쉽다. 물론 주요 주주들의 전횡을 막고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기업이 1%를 소유한 주주들에게 대책 없이 흔들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행사 요건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자동차산업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