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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권창훈, 벤투 미소도 돌아올까… 작년 부상 낙마 뒤 대표팀 첫 합류

입력 | 2019-03-19 03:00:00

MF-측면 공격수 모두 소화하고 왼발 킥 좋아 세트피스에 적격
개인기로 밀집수비 돌파 가능 “신인 된 느낌… 팀에 꼭 보탬”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본관을 향해 걸어오던 권창훈(25·디종·사진)은 힐끔 손목시계를 봤다. 화들짝 놀란 권창훈은 달리기 시작했다. 한국축구대표팀 소집 시간은 18일 오후 3시까지였지만 이날 프랑스에서 귀국한 권창훈은 항공편 사정으로 15분 지각했다. 권창훈은 ‘지각 합류’로 마음은 조급했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NFC의 풍경 앞에서는 미소가 번졌다. 태극마크를 달고 이곳을 누비던 순간이 그리웠던 듯 보였다.

권창훈은 “오랜만에 이곳에 오니 긴장이 된다. 신인이 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날카로운 왼발 킥을 가져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는 권창훈(A매치 16경기 4득점)은 울리 슈틸리케, 신태용 감독 시절 대표팀 주전으로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참가가 유력했던 그는 소속 팀 경기(지난해 5월)에서 아킬레스힘줄이 파열되는 큰 부상으로 낙마했다. 권창훈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까운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권창훈은 수술과 재활을 거쳐 지난해 12월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번 시즌 디종에서 16경기(2골)에 출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그는 2018년 3월 이후 약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기술이 좋은 권창훈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가 부상을 당하기 전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권창훈은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또한 왼발 킥이 좋기 때문에 세트피스(코너킥 등) 키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권창훈은 TV를 통해 대표팀 경기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 그는 “점유율을 높이고 빌드업(공격 전개)의 세밀함을 강조하는 벤투 감독님의 전술은 나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권창훈의 합류로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해 왔던 대표팀의 공격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권창훈은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벗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적극적 침투로 상대 수비를 자신에게 몰리게 하면 손흥민(토트넘) 등이 자유롭게 슈팅을 할 공간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상대 수비가 문전에 몰렸을 때 권창훈이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득점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볼리비아(22일), 콜롬비아(26일)와 평가전을 치른다. 기성용(30·뉴캐슬) 등 베테랑 미드필더들이 대표팀을 은퇴한 만큼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되는 권창훈이 공백을 메워야 한다. 권창훈은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낸 만큼 성숙한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