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피아노 리사이틀 30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2010년 4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교향악축제. 서울예고 1학년에 재학하던 15세의 깜찍한 소녀가 장윤성 지휘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을 완숙한 솜씨로 협연해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교향악축제 역대 최연소 협연자였던 그는 2009년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콩쿠르에서 금호영재대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 김정은이었다.
협연 다음 해 유학을 떠나 독일 하노버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에서 베른트 괴츠케 교수를 사사하고 있는 그가 30일 오후 7시 반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모차르트 소나타 13번 K 333, 드뷔시 ‘기쁨의 섬’, ‘판화’, 슈베르트 소나타 19번 D 958 등 네 곡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김정은은 “피아노는 내게 떼어낼 수 없는 죽마고우와 같다. 작곡가의 의도를 성실히 해석해 나만의 이야기로 풀어내는 데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음기획 제공
“모차르트는 연주 생활 중 늘 초심(初心)을 일깨워 줬습니다. 13번 소나타는 어릴 때 좋아한 곡인데 최근 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게 됐죠. 드뷔시는 저를 가르치고 계신 괴츠케 교수님을 통해 그 세계에 깊이 매료됐습니다. 그의 작품을 연주하다 보면 한 폭의 그림이 다가오곤 해요. 그 공간을 몸으로 느끼는 짜릿함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김정은은 독일 함부르크 폴란드음악가협회가 주는 쇼팽상과 연주상, 문화상을 받았다. 2016년 북스테후데 음악축제에서는 ‘올해의 젊은 음악가상’을 수상했다. 독일 라인네카 신문은 “잔잔한 서정시가 흐르는 김정은의 연주에는 엄청난 마력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하노버국립음대 생활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어요. 최고연주자과정의 매 순간을 더 충실히 채우고, 그동안 접하지 않았던 레퍼토리를 폭넓게 소화하는 게 올해의 목표입니다.”
금호아트홀 연세 리사이틀에 앞서 24일에는 ‘2019 스타인웨이 초청 시리즈’로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모차르트 소나타 13번 말고도 드뷔시 ‘영상’ 1권 등을 연주한다. 30일 독주회 수익금 전액은 ‘좋은 일을 하는 곳’에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금호아트홀 연세 리사이틀 2만∼3만 원. 코스모스아트홀 연주회는 전석 무료.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