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죽은 해인 1791년에 아내 콘스탄체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다. 교향곡과 피아노협주곡을 비롯한 기악만으로도 이미 천재였지만, 오페라만 놓고 보아도 모차르트는 푸치니, 베르디와 함께 ‘3대 흥행 작곡가’로 꼽힌다. ‘마술피리’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등 이른바 그의 3대 오페라는 음악적으로 걸작일 뿐 아니라, 당대의 사회 이슈와 지식계 흐름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가운데 두 작품이 이달 말 서울에서 동시에 공연된다. 사뭇 대조되는 두 작품의 공연 형태가 눈길을 끈다. 고(古)음악 거장 레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FBO)는 29,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무대장치 없는 콘서트 형식의 ‘돈 조반니’를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은 가수들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는 중형극장인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28∼31일 ‘마술피리’를 올린다.
롯데콘서트홀의 콘서트 오페라 시리즈는 모차르트의 의도를 살린 연주와 간략하면서도 세련된 무대로 인기를 끌어왔다. 소프라노 임선혜는 이번 ‘돈 조반니’에서 체를리나 역으로 출연한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는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헨젤과 그레텔’에서 호흡을 맞췄던 독일 연출가 크리스티안 파데와 디자이너 알렉산더 린틀이 다시 한 번 힘을 합치는 무대다. 상상 속 고대 이집트가 무대인 이 작품은 주역들의 선악이 헛갈리는, 마치 중간에 작가가 바뀐 듯한 줄거리와 비밀 결사를 암시하는 듯한 무대 때문에 초연 후 두 세기가 넘도록 그 창작 배경에 대한 분석과 토론이 이어져 왔다.
국립오페라단의 ‘마술피리’는 우연처럼 보이는 요소들이 결국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음을 무대예술가 알렉산더 린틀의 상징적인 무대로 보여준다. 국립오페라단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도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모차르트 스페셜’ 콘서트로 ‘3월의 모차르트’에 가세한다. ‘티토 황제의 자비’ ‘피가로의 결혼’ 등 두 오페라의 서곡과 교향곡 38번 ‘프라하’를 영국 고음악 아카데미(AAM) 음악감독 리처드 이가가 지휘하고 피아노협주곡 24번에서는 피아노 솔로도 겸한다.
롯데콘서트홀 ‘돈 조반니’ 5만∼16만 원. 국립오페라단 ‘마술피리’ 3만∼10만 원. 서울시향 ‘모차르트 스페셜’ 1만∼7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