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기색 없이 법정에… 첫 심리후 국선변호인 해고 극우 메시지 선전 겨냥한듯… 아던 총리 “총기법 개정” 밝혀
“테러범은 후회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나 비이성적인 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정신 상태가 또렷했다.”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반자동 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50명을 살해하고 50명을 다치게 한 테러범 브렌턴 태런트(29)의 국선변호인 리처드 피터스가 16일 첫 법원 심리 직후 현지 언론에 한 말이다.
흰색 죄수복을 입고 무표정한 얼굴로 법정에 나온 태런트는 이날 피터스를 해고하고 “스스로 나를 변호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이민자 등에 대한 혐오로 가득한 장문의 성명서를 범행 직전 극우 성향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태런트가 자신의 재판을 극우 메시지 선전용 플랫폼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범행 당일 태런트는 헬멧에 장착한 카메라를 페이스북에 연결해 끔찍한 학살 현장 상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8일 각료회의를 소집하고 “총기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밤 희생자 일부에 대한 첫 장례식이 열렸다. 경찰은 “현장 증거 수집이 진행 중이지만 희생자들의 시신을 최대한 빨리 유족에게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