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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일본계 회장, 28세 연하 여배우와 염문설 끝에 사임

입력 | 2019-03-19 19:27:00

2013년 사상 첫 첫 아시아계 할리우드 메이저영화사 수장 취임했던 케빈 츠지하라
美 연예지 “취임 직후부터 20대 영국 여배우와 ‘캐스팅’ 미끼 삼아 불륜” 보도해
게임업계에서 성공 거뒀지만 ‘저스티스 리그’ 등 영화사 CEO로는 낙제점 남겨



케빈 츠지하라


미국의 대형 영화배급사 워너브러더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일본계 미국인 케빈 츠지하라(55)가 “영국 여배우 샬럿 커크(27)와 영화 캐스팅을 미끼로 부적절한 혼외(婚外)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에 휩싸여 18일(현지 시간) 사임했다.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스탠포드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은 츠지하라는 2005년 게임회사인 워너홈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아 ‘배트맨’ 시리즈 등을 성공시킨 뒤 2013년 워너브러더스 회장에 취임해 할리우드 대형 영화사의 첫 아시아계 수장이 됐다. 하지만 ‘저스티스 리그’(2017년) 등 DC코믹스를 원작으로 제작한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줄줄이 비평과 흥행에서 실패해 비판을 받아 왔다.

츠지하라의 ‘캐스팅 스캔들’은 6일 연예지 할리우드리포터가 터뜨렸다. 이 매체는 “츠지하라와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커크가 ‘약속한 캐스팅’을 요구하자 츠지하라가 ‘스튜디오 중역과 만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답한 문자메시지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샬럿 커크

츠지하라는 18일 직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내 잘못으로 사랑하는 이들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워너브러더스의 모회사인 타임워너를 인수한 뒤 츠지하라에게 더 많은 일을 맡기려 한 AT&T의 계획이 혼란에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커크는 “츠지하라와의 관계는 오래 전에 끝났다. 그의 사임 소식을 접하게 돼 슬프다. 나는 할리우드리포터의 스캔들 보도를 막으려 했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