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서준원.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관심을 모았던 ‘1차지명자’ 서준원(19·롯데 자이언츠)이 첫선을 보였다. 시범경기인 데다 1이닝 투구였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장기인 빠른공의 위력을 여과없이 선보였다는 점은 반갑다.
서준원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구원등판,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2개(스트라이크 19개, 볼 9개)였으며 속구 최고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서준원은 팀이 4-0으로 앞선 6회 무사 1루에 마운드에 올랐다. 보통 신인의 데뷔전은 주자 없이 편한 상황인 경우가 많다. 유주자 상황 등판이었지만 긴장한 기색은 없었다. 서준원은 첫 타자 이원석 상대로 삼진을 잡으며 KBO리그에 첫 발자취를 남겼다.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 낮은 속구로 이원석을 얼렸다. 후속 다린 러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김동엽~박한이를 차례로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서준원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 강민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이어 등판한 진명호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한 덕에 자책점이 기록되진 않았다.
전체적으로 힘이 많이 들어간 탓에 제구가 완벽하진 않았고, 두 개의 피안타 모두 몰렸다. 완벽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속구의 구속과 묵직함이 유지됐다는 것만으로도 롯데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경남고를 졸업한 서준원은 2019년 롯데의 1차지명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으며 완성형 투수로 꼽혔다. 롯데의 대만 가오슝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됐지만, 허리 통증으로 2차 오키나와 캠프에는 낙마했다. 하지만 2군 캠프에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고, 양상문 감독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양 감독이 “직접 보고 싶어서 불렀다”고 밝혔을 정도다.
개막 엔트리 진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 감독은 “캠프 때 실전 감각을 쌓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1군에서 쓰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궤도에 진입한다면 불펜에서 1~2이닝을 책임져줄 선수”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