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실적 바탕 주력 떠올라…그룹 주요 의사결정과정에 참여 101개 계열사중 16곳만 멤버…‘분사’ 플래닛 - ‘매각’ 해운은 빠져
SK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 SK실트론과 SK브로드밴드, SK머티리얼즈가 신규 회원사로 편입됐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법인격은 없지만 그룹 경영의 최고 협의기구 역할을 한다. 협의회 회원사가 되면 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회원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협의회 위원으로 그룹의 주요 경영사안에 참여하고 최태원 회장이 주최하는 CEO 세미나 등 각종 행사에 정식 멤버로 참가하게 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를 분사시킨 SK플래닛이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원사에서 제외되고 이 자리에 SK실트론이 새로 들어갔다. 앞서 지난해에는 회사가 매각된 SK해운과 SK증권이 빠지고 SK머티리얼즈와 SK브로드밴드가 회원사로 합류했다. SK실트론은 SK㈜가 2017년 LG로부터 사들인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기업, SK머티리얼즈는 2016년 OCI로부터 인수한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제조사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유선통신과 미디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는 그룹의 핵심 사업이 된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한다는 점에서, SK브로드밴드는 미래 홈미디어 사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력 계열사로 떠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도 탄탄하다. SK실트론은 2016년 340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3분기(7~9월)까지 282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SK브로드밴드도 2016년 매출 2조9430억 원, 영업이익 817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2538억 원, 1756억 원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34%, 24% 상승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이나 그룹의 주요 비전인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맡는다면,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그룹의 ‘안살림’을 총괄한다”고 설명했다. SK에 따르면 협의회 회원사가 되기 위한 일정한 요건이 있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매출 규모가 일정 수준 유지되고 미래 성장성이 있어야 하며, 참여금 등을 부담해야 한다.
새로 가입한 세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협의회 회원사는 그룹 지주회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케미칼, SK네트웍스, SKC,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건설, SK가스 등이다. SK그룹 소속회사 101곳(2018년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 가운데 최정예로 꼽히는 회사들이다.
황태호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