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해외 4대 연기금’ 비교 日-캐나다 등 별도 의사결정기구 한국, 독립성-전문가 확보 절실
국민연금이 해외 4대 연기금에 비해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위한 지배구조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국민연금을 해외 4대 주요 연기금과 비교한 결과 △기금운용위원장은 현직 장관이며 △보유 주식의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고 △국내 시총 7% 보유 등이 주요 특징이라고 19일 밝혔다. 해외 4대 연기금은 자산 기준으로 일본 공적연금(GPIF),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연기금이 정부 산하에 있는 것은 국민연금이 유일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보건복지부에 속해 있고 현직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한경연 측은 “해외 연기금은 위원장도 기업·학계 출신이 맡고 있어 의사결정기구의 독립성이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금운용이사회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명의 위원 중 5명이 현직 장차관이고,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당연직으로 들어온다. 반면 일본 GPIF와 캐나다 CPPIB, 네덜란드 ABP 등은 이사회 내에 정부 인사가 없고 경제·금융·연기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민연금의 자산 내 주식 보유 비중은 지난해 기준 34.8%이며 이 중 절반이 국내주식(17.1%)으로 109조 원에 이른다. 전체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네덜란드 ABP와 캐나다 CPPIB의 경우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각각 0.5%, 2.4%에 불과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