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담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인기… 외식-숙박-치유관광 연계 소득창출 농촌 살리는 6차산업으로 성장 기대
밭담6차산업 사업의 하나로 문을 연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평대중동회관 식당에서 청년요리사 2명이 신선한 농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밭담과 연계한 새로운 소득원일 될지 주목받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평대리 중동마을 주민들이 회관으로 쓰다가 방치된 후 고물이 쌓인 창고로 변한 평대중동회관을 리모델링해 식당으로 새로 탄생한 곳이다. 식당 이름은 원래 명칭인 ‘평대중동회관’을 그대로 쓰고 1월 문을 열었다. 파스타, 간장덮밥, 바게트, 샌드위치 등 메인 요리를 비롯해 차와 음료를 판매한다. 제주 출신 청년 요리사 김덕진 씨(26)와 안근한 씨(26)가 운영을 맡았다. 김 씨는 “앞으로도 마을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지역 특성을 돋보이게 하는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연구원 산하 밭담6차산업화사업 기반구축사업단에서 밭담브랜드 상품 지원과 농촌 일자리 마련 등을 위해 평대중동회관 리모델링 등에 예산을 지원했다. 6차산업은 지역 농산물을 가공한 뒤 외식, 숙박, 치유나 체험관광 등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이 식당은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된 밭담을 활용해 지역 주민과 농산물 등이 어우러진 6차산업으로 점차 인지도를 넓혀 가고 있다. 성공을 거두면 밭담 브랜드를 활용해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한 모델이 된다. 평대중동회관은 ‘감수굴 밭담길’의 시작이자 종점이다. 이 밭담길은 1.5km 코스로 평대리 마을의 아기자기한 밭담을 체험할 수 있다.
밭담은 1000년이 넘는 오랜 세월 동안 제주 사람들의 노력과 지혜가 담겨 있는 농업유산이다. 나무를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바람이 불어도 밭담은 끄떡없다. 그저 바람이 흐르는 방향으로 흔들흔들할 뿐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 얼기설기 쌓아졌지만 보리, 조 등 밭작물의 새싹을 보호하고 소나 말의 침입을 막았다. 밭과 밭의 경계 역할을 했으며 돌의 많고 적음, 토양 환경 등에 따라 외담이나 겹담 등 다양한 형태의 밭담이 만들어졌다. 밭담 길이는 제주 전역에 2만2000km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국가중요농업유산에 이어 2014년 세계식량농업기구(FAO) 세계농업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가치를 인정받았다. 강승진 제주도 농어업유산위원회 위원장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제주밭담6차산업화사업은 2016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마감했지만 밭담을 기반으로 한 탐방길, 식당 등에 대한 관리 지원과 자문을 계속 하겠다”며 “밭담을 잘 활용한다면 고령화 등으로 쇠락의 길에 접어든 농촌을 되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