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나누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 다른 빈소와는 공기부터 달랐다.
19일 오후 10시께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이희진씨의 부모 빈소가 꾸려진 경기 안양시의 한 장례식장.
발인까지 하룻밤 남긴 이 시간 빈소를 찾는 조문객은 거의 없었다. 저녁 시간이던 3시간 전만 해도 조문객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졌지만 이후 끊기다시피 했다.
유족들도 잔뜩 움추린 분위기였다. 빈소 안팎의 유족들은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등 말을 최대한 아끼는듯 했다.
취재진 등 외부인의 빈소 출입 역시 상당히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빈소로 누군가 들어서려하면 막아서고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를 물어본 뒤 조문객만 들여보냈다.
전날 일시적으로 구속 상태에서 풀려난 이희진씨도 빈소를 지킬 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서는 이들에게 인사할때만 빈소를 잠시 비울 뿐이었다.
경찰은 이씨가 불법투자 유치 등으로 막대한 손실을 끼친 ‘개미 투자자’들에게 보복범죄를 당할 것을 우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장례식장 주변에 경력을 배치했다.
이씨는 22일 오후 9시까지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법원은 전날 이씨가 부모 장례 절차 등을 위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들였다.
형사소송법상 법원은 타당한 이유가 있을 때 주거를 제한해 구속의 집행을 일시적으로 정지할 수 있다.
이씨 부모는 지난달 25일께 안양 자택에서 살해당했다. 피의자 김모(34)씨는 인터넷에서 경호 목적으로 중국 동포 3명을 고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 부모 시신은 김씨 등의 범행으로부터 약 3주뒤 발견됐다. 지난 16일 이씨 동생인 이희문씨가 “부모님과 연락이 닿질 않는다”고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김씨의 자백으로 경찰은 검거 당일인 17일 평택의 한 창고에서 아버지 시신을 찾았다.
이씨 부모 발인은 20일 오전이다.
【안양=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