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란도C 이후 8년만에 새 모델
8년 만에 새롭게 출시된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면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고 완만한 곡선 길에서는 핸들이 스스로 움직인다. 쌍용자동차 제공
단단해 보이는 겉모습과 그 속에 숨겨진 뜻밖의 섬세함. 8년 만에 새롭게 태어난 쌍용자동차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를 운전하고 나서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지난달 26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신차 발표회에서 마주한 코란도는 넓고 낮게 깔린 외관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준중형 SUV답게 과도하게 커 보이지 않으면서 안정감을 주는 모습. 2011년 출시된 코란도C가 둥글둥글한 겉모습으로 부드러운 인상이 강했던 반면 이번에 나온 신차는 단단한 느낌을 준다. 차체를 크게 높이지 않아 타고 내리기도 편했다.
이날 시승은 인천 송도에서 영종도를 왕복하는 90km 구간을 2명이 번갈아 타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쌍용차 측이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에 최고 수준인 2.5레벨”이라고 주장하는 자율주행 성능이 가장 궁금했다. 핸들에 가볍게 손만 댄 채로 운전하면서 지능형주행제어(IACC)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면서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건 물론이고 완만한 커브 길에서는 핸들이 스스로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차선을 유지했다.
이런 섬세함은 추가적인 적재 공간 확보에서도 눈에 띄었다.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동시에 넣을 수 있는 551L의 적재 공간 밑에는 19cm 깊이의 별도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쌍용차는 여기에 ‘러키 스페이스’란 이름을 붙였다.
이날 시승은 선두의 인솔 차량을 뒤따라가는 방식이었다. 코스 역시 낮 시간대에도 차량들로 붐비는 도로였다. 고속주행 능력과 가속력을 본격적으로 평가해 보긴 힘들었지만 간간이 가속 페달을 꾹 밟아봤을 때는 묵직하게 잘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디젤차라는 점을 감안해도 소음과 진동은 생각보다 큰 편이었다.
코란도의 파워트레인은 새로 개발된 1.6L 디젤엔진과 아이신사의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136마력에 최대토크 33.0kg·m으로 국내의 동급 디젤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토크 성능을 발휘한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14.1km(2륜 구동 기준)로 시승 구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격은 등급별로 2216만∼2813만 원에 옵션 비용이 추가된다. 자율주행 성능 등을 고려했을 때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도 상당한 장점을 지녔다고 보는 쌍용차는 올해 코란도 국내 판매 목표를 3만 대로 잡고 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