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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생인권조례’ 막판 힘겨루기

입력 | 2019-03-20 03:00:00

4월 도의회 송부 앞두고 찬반 가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관철을 위해 총력을 모으겠다.”(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폐지하지 않으면 고발은 물론 주민소환도 추진하겠다.”(조례 제정 반대 단체)

경남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경남학생인권조례(인권 친화적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경남도 교육조례)’의 도의회 송부를 앞두고 찬반 진영이 막판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박 교육감은 조례 관철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다음 달 말 도의회에 넘기기로 했다.

종교단체 주축인 ‘나쁜 학생인권조례제정 반대 경남도민연합’은 18일 오후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의 조례 수정안은 면피성 문구를 덧붙인 것에 불과하다.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례 제7조(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 “‘사이비 종교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교사의 훈계마저 징계 권고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17조(성인지 교육)에 대해서도 “남녀 갈등, 청소년 성 정체성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의회를 향해 “이 조례의 수정안을 통과시키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

조례에 반대하는 ‘함께하는 경남시민단체 연합’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정안은 외형상 제법 많이 고친 것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그대로이다. 학생 성문란 조장, 학생의 정치도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장토론과 함께 도의회에 태스크포스를 만들라고 요청했다.

조례 제정을 찬성하는 단체들도 의견을 냈다.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촛불시민연대’는 19일 교육감 면담에서 “수정안에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흔들림 없이 조례 제정을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학생단체도 마찬가지다. 박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는 교육청, 교육가족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도민에 대한 설명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토론도 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조례안 원안을 내놓은 지 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부터 조례안 수정작업에 들어가 최근 수정안을 발표했다. 기존 뼈대는 대체로 유지하면서 일부에서 우려를 나타낸 교원 수업권 침해 등을 막기 위해 단서 조항을 추가하는 등 34건을 고치고 10개 조항을 신설 또는 삭제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