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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랬었지… “과거 생활상 느껴보세요”

입력 | 2019-03-20 03:00:00

4월 개관 1주년 중구생활사전시관… 1년새 5만여명 찾아 시민들에 인기
경인선 전철 객실-이발소-전파사 등… 1960, 70년대 인천의 모습 보여줘




인천 중구 생활사전시관 2관의 1층 전시장에 재현한 1970년대 가정집 내부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안방 장식장 위 흑백TV와 부엌 쌀통, 나무계단 등이 흥미롭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1883년 개항한 인천항을 품고 있는 인천 중구에는 개항기 유적이 즐비하다. 당시 인천항을 통해 유입된 서구와 일본, 중국의 문물과 사람들은 중구 곳곳에 근대 건축물을 비롯한 이색적인 문화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역사를 배경으로 중구에는 인천의 각종 근현대 문물과 사회상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박물관과 문화시설이 적지 않다. 그중 중구생활사전시관이 다음 달 개관 1주년을 맞는다.

중구생활사전시관은 국내 첫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과의 깊은 인연에서 만들어졌다. 1888년 일본인 해운업자가 지은 3층짜리 서양식 벽돌건물인 대불호텔은 인천항을 통해 조선에 온 이국인들이 하룻밤 묵어 가던 곳이었다. 당시 인천에서 서울을 가려면 조랑말을 타도 한나절 넘게 걸렸기에 부득이한 숙박 수요가 만들어낸 호텔이다.

1899년 경인선이 개통되면서 인천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서울에 갈 수 있게 되자 퇴색하던 대불호텔은 1918년 중국인이 인수해 ‘중화루’라는 중국음식점으로 변신했다. 이후 1978년 건물이 철거된 뒤 주차장으로 쓰였다. 2011년 대불호텔 터 옆 땅에서 건물 신축을 위해 터파기 공사를 하다 빨간 벽돌 무더기와 기단 등이 발견돼 문화재청의 고증을 통해 대불호텔 것임이 확인됐다. 중구는 이 자리에 대불호텔 외관을 그대로 재현한 건물을 지었고 이를 중국생활사전시관으로 만들어 개관한 것이 지난해 4월이다.

지난 약 1년간 이곳을 찾아 일설에 국내에서 처음 커피를 팔았다고 하는 대불호텔의 옛 모습과 변화상을 들여다보고 1960, 70년대 중구로 시간여행을 해 본 관람객은 5만 명을 헤아린다.

중구생활사전시관은 1관 대불호텔전시관과 2관 생활사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1관 1층에서는 옛 대불호텔 주춧돌 등 유물과 호텔의 변화상을 알려주는 영상물을 볼 수 있다. 2층에서는 근대 호텔의 역사와 함께 인천에 세워진 일본식 여관을 비롯해 당시 숙박시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커피를 비롯해 인천항으로 유입된 신(新)문물도 눈요깃거리 이상이다. 대불호텔 옛 객실을 재현한 코너도 있다. 3층의 연회장은 중구시설관리공단이 세미나, 강연회, 학술대회, 전시회를 여는 개인이나 단체에 빌려준다. 대관료는 하루 5만5000원.

2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돼 있다. 1960, 70년대 인천 최대 상권을 형성한 중구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에서는 1968년 이후 중구의 변화상을 기록한 연표와 당시 운행하던 경인선 전철 객실을 볼 수 있다.

1층에 가면 40대 이상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시물이 반긴다. 사진관과 이발소, 전파사, 양장점, 기념품점, 도넛 가게 등을 재현한 상가를 꾸며 놓았다. TV와 장식장 등을 갖춘 안방과 부엌, 마루가 놓인 가정집도 눈길을 끈다. 2층에는 선술집과 극장, 다방 등을 꾸며 놓았다. 극장에서는 1970년대 영화를 볼 수 있다.

중구생활사전시관은 연중무휴이며 오전 9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입장료는 어린이 500원, 어른 1000원이다. 통합관람권을 구입하면 인근 짜장면박물관과 한중문화관(인천화교역사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 인천개항박물관 등을 더 저렴하게 볼 수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