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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홀딩스 대표 “‘경찰총장’? 나와 지인들 수준이 그 정도” 의혹 전부 부인

입력 | 2019-03-20 08:31:00

유리홀딩스 유모 대표.뉴시스


그룹 빅뱅 출신 승리(본명 이승현·29)의 사업 파트너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34)가 성 접대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청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 씨는 19일 일부 언론에 실명으로 사과문을 보냈다. 그는 “먼저 너무나 철없던 시절의,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대화들이 언론에 보도된 상황에서 여러분께 불편함을 끼친 점에 대해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승리의 국외 투자자 성 접대 의혹에 대해 “당시 상황에 비춰 성매매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실제 성매매 또는 성 접대가 있지도 않았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승리는 버닝썬 사건이 불거지며 공개된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유 씨 등과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대화 내용이 논란이 됐다. 2015년 말부터 10개월가량 분량의 카톡 내용 중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를 접대하기 위해 ‘클럽 아레나에 메인 자리를 마련하고 여자애들을 부르라’고 직원에게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승리는 유 씨와 함께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 씨는 “경찰에서 확인한 당시 대화방의 내용은 저와 승리, 그리고 김모 씨가 모두 알고 있는 국외 지인(여성)이 한국에 와서 저희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얘기로 시작된다”며 “(당시 참석을 못하게 된 승리는 김 씨에게 ‘지인 잘 챙겨주라’고 말을 했고 저는 뜬금없는 농담으로 ‘잘생긴 남자를 붙여주라’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농담을 받은 승리는 지인의 일행으로 온다는 남자들을 놓고서 ‘여자는? 잘 놀아주는 애들로’라는 취지로 농담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창녀들을 보내니 호텔로 보내라’는 말을 제가 한 것도 역시 지인의 일행인 남자들을 염두에 두고 정말 실없는 농담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 유착 의혹의 중심에 있는 유 씨는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 총경과의 관계도 이야기했다.

그는 “윤 총경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저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만 31세의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며 “2016년 7월께 몽키뮤지엄(승리와 유 씨가 개업한 라운지클럽)이 ‘이용객들을 춤추도록 한 행위’로 단속됐을 때 주변에서 윤 총경께 연락을 해 어떤 제재가 있을 수 있느냐를 물어봐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총경은 ‘그런 식으로 영업하면 안 된다’고 말을 하셨던 기억이 있고, 어른스런 말씀에 많이 깨달은 저는 열 살도 넘게 나이가 많으신 윤 총경을 형으로 따르면서 식사도 함께하고 몇 차례 골프도 함께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 전부”라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실제로 유 씨는 지난 15일 조사에서도 당시 윤 총경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알아봐 달라고 하는 것이 문제가 되냐’는 식으로 물었고 윤 총경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 수사상황을 유 씨 측 부탁을 받고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는 윤 총경이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것에 대해선 “저와 저의 지인들의 수준이 그 정도뿐이었다고 생각된다”면서 “당시 상황은 어떤 경찰도 별일 없을 거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실제 몽키뮤지엄은 형사처벌,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가수 최종훈이 2016년 2월께 음주운전에 단속됐을 때 아는 형으로서 옆에 있어주기는 했으나 당시 아는 경찰관도 없었고 윤 총경과도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개업 전인 2016년 7월 승리, 가수 정준영, 유 씨 등이 포함된 문제의 해당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는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 찍어서 찔렀는데(제보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하지 말라더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경찰총장’은 실존하지 않는 직급으로 해당 인물은 총경인 윤 씨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 15일 참고인 조사를 받은 윤 총경은 2017~2018년 유 씨와 골프·식사를 했다고 진술했다. 윤 총경은 유 씨와 골프·식사를 합쳐서 한 자리 수 횟수로 만남을 가졌으며 식사비는 자신이 계산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총경은 청탁 여부와 관련해선 부인했다.

윤 총경은 19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됐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