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정동 공장터에 건축폐기물 방치, 4년 넘게 먼지와 악취 풍겨 골머리 부평구는 뒤늦게 처리업체 행정처분 서구에서도 불법방치 사례 2건 확인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가운데 4년 넘게 방치된 거대한 건축폐기물 더미가 작은 동산을 이뤘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20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옛 공장 터에는 거대한 건축폐기물이 작은 동산을 이루며 쌓여 있었다. 이 공장을 둘러싸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 흉물스러운 쓰레기 더미가 내려다보였다. 공장 터 바로 앞에는 홈플러스 같은 대형 유통매장과 아파트형 공장이 있어 교통량도 만만치 않게 많다. 도심 속 먼지와 악취를 풍기는 대규모 쓰레기가 흉물처럼 이곳에서 4년 넘게 버티고 있다.
4만1938m² 규모 공장 터에 있는 이 건축폐기물은 당초 허가받은 임시 보관량(1050t)보다 훨씬 많은 1만8000t 분량이다. 감사원은 2016년 이곳을 조사해 폐기물 중간처리업체인 S환경이 불법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발했다. 관할 행정기관인 부평구는 2014년 7월 이후 5차례의 현장 점검을 통해 건축폐기물이 법을 어겨가며 쌓여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행정처분을 않고 있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은 뒤에야 뒤늦게 영업정지 및 허가 취소를 했다. 또 2016년 말경 쓰레기 처리 팀장 2명과 실무 담당자 1명에게 경고 또는 견책 같은 경징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주 A 씨는 “20억 원 가까이 드는 쓰레기 처리 비용 부담을 놓고 토지주들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며 “담당 공무원의 비호 속에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쌓아놓은 만큼 구청에서 먼저 청소한 뒤 토지주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도 좋다”고 하소연했다.
연관된 피해는 적지 않다. 쓰레기 더미에서 발생한 가스로 인해 수시로 연기와 불꽃이 일어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119 소방차가 10여 차례 출동했다. 먼지와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고 토양 오염도 우려된다. 구청의 직무유기로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담당 공무원 몇 명을 경징계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뒤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인천 서구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쓰레기 불법 방치 사례가 2건 확인돼 처리를 촉구하는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필리핀에 불법 수출됐던 압축 쓰레기와 비슷한 폐비닐 더미가 인천 지역 4곳에서 발견됐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매립 유휴지에 쌓여 있던 5000t가량의 폐합성수지는 토지주가 치우고 있다. 현재 1000t 정도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수구 옥련동 중고자동차 매매단지와 환경부가 관리하는 중구 남항 석탄부두 인근 유휴지에도 250∼1500t의 수출용 폐합성수지가 무단 적치돼 역시 처리를 위한 행정처분이 이뤄지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